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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치열한 머니게임 2개월 사이 천장과 바닥을 넘나든 주가… 앞으로의 행보는? 영풍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영풍은 1949년 설립된 영풍기업사를 모체로 둔 사업지주회사이다. 영풍기업사를 설립한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74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을 설립한다. 이후 고려아연은 빠르게 성장했으며, 2021년엔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한 명실상부 중심 계열사가 됐다. 이후 75년 동안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아 경영했다. 하지만 2022년,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 지분 매입 경쟁이 시작되며 갈등에 불이 붙었다. 2년간 충돌을 거듭한 끝에 올해 9월, 분쟁이 본격화됐다. 영풍그룹의 경영권 다툼에 국내 제철, 도서 유통 등 영풍그룹이 발을 걸친 산업계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현재 경영경제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 BizOn에서 알아보자. 장씨 일가 vs 최씨 일가, 다툼의 시작 영풍의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는 3대에 걸쳐 공동 경영체제를 지속했다. 2대까지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지분 변화가 시작됐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지분율 27%)가 된 반면, 최씨 일가는 영풍의 개인 지분을 매각했다. 경영인은 최씨 일가지만 실질 소유주는 장씨 일가가 된 것이다. 그러던 2022년,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외부자금(현대자동차, 한화, LG화학) 차입했다.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둔 영풍 측 장형진 고문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으며, 이것이 고려아연과 영풍 간 본격적 다툼의 시작이었다. 서린상사는 장 고문의 아들 장세환 대표가 경영하고, 고려아연이 지분율 66.7%를 보유하되 이사회 비율을 균등하게 맞춘, 영풍그룹 ‘공동 경영’의 상징이었다. 경영권 분쟁 이후, 고려아연은 6월 20일(목) 임시주총을 열어 사내이사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했다. 영풍은 연 수백억 이익을 내는 서린상사를 잃었고, 고려아연은 영풍과의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경영권 확보 후 고려아연은 8월 9일(금) 서린상사의 사명을 KZ 트레이딩(KZ Trading)으로 변경했다. KZ는 고려아연의 영문 사명인 'Korea Zinc’의 약자이다. 공개매수 경쟁 붙은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결과는? 9월 12일(목)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은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밝히는 자리에서 “(공동 창업 후) 3세까지 지분이 잘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공동 경영을 한다는 건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라며 오랜 공동경영의 마침표를 찍을 것을 밝혔다. 장형진 고문은 또한 이 자리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9월 13일(금)부터 10월 4일(금)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을 공표했다. 공개매수란, 가격과 수량을 공지하고 청약을 받아 장외 불특정 다수에게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높이는 경영권 확보 방법이다. 업계에 의하면 공개매수 선언 당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우호 지분 포함 33.99% 장형진 고문 측이 약 3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영풍 측이 목표 매수량(14.61%)을 달성할 시 47%를 웃도는 지분율을 확보하는 시나리오였다. ▲영풍과 고려아연 공개매수 타임라인 발표 이튿날, 공개매수가 시작됐다. 초기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 원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았다. 최 회장의 대항공개매수에 대한 주식시장의 기대감 때문이었다. 높은 주가 탓에 매수 성공률이 불투명해지자, 영풍은 주당 75만 원으로 매수가를 한차례 상향 조정했다. 고려아연 역시 대항공개매수에 나섰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털과 10월 4일(금)부터 23일(수)까지 18.0%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밝혔다. 최초 공개매수 가격은 83만 원이었으나, 영풍·MBK파트너스가 매수가 인상과 기한 연장으로 응수하자 89만 원으로 매수가를 상향 조정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영풍은 38.47%, 고려아연은 35.4%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양측이 모두 과반의 지분을 차지하지 못했기에, 끝나지 않는 지분 경쟁을 예고했다. 한편, 공개매수 종료 이튿날 주가는 폭등하며 고려아연 주식은 1주 100만 원 이상의 ‘황제주’에 등극했다. 천장 뚫은 주가,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부정거래 의혹 이러한 상황 속 지난 10월 30일(수) 고려아연은 약 2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했다. 당시 신주 예상 발행가는 89만 원이던 공개매수가보다 20만 원 이상 낮은 67만 원 수준으로 측정됐다. 그전까지 치솟은 고려아연의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이후 하한가로 직행하여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또한 유상증자로 마련될 자금 중 90% 이상은 차입금 상환 목적이라고 밝혀, ‘주주 돈으로 경영진이 진 빚을 갚는다’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금융당국은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 직후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에 대해 ‘부정거래의 소지가 있다’라며 적극 개입했다. 고려아연은 전에 실시했던 공개 매수 당시 회사의 재무구조에 변경이 일어나는 구체적 장내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공시와 달리 고려아연이 전부터 유상증자를 준비해 왔다면 공개매수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게 된 것이다. 즉, 유상증자 계획을 미리 알고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면 고려아연은 부정거래의 대상이 된다.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계획 제동과 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11월 13일(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유상증자 계획 철회를 밝혔다. 결국 최 회장은 주주의 우려와 혼란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고려아연이 불러온 시장 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이 성공했다면 의결권 지분 판세가 변화해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선 반발이 거셌다. 기존 주주에게 손해를 입힌 채 새로운 주주에게 조달한 자금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듯한 운영 방식은 그 어떤 주주라도 환영할 수 없을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불공정거래와 유상증자 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와 검사를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진을 감독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통한 성장의 중요성과 기업 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및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과도한 경영권 분쟁이 소액 주주의 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과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또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부정거래에 엄정하게 대응하여 시장의 혼란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기자 김희서(22), 수습기자 박하은(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8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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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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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5: 개인화, 행복,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 다가올 2025년을 준비하는 트렌드 인사이트 ▲ 트렌드 코리아 2025 (출처: 교보문고) 올해 연말에도 어김없이 서점 베스트 셀러 코너에는 소비 흐름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가 등장했다. 2024년의 주요 트렌드를 되짚어보면 △시간을 조금도 허투루 쓰지 않는 초 효율주의 △경제 불황 속 버라이어티 가격전략 △새로운 업종·타깃에 도전하는 스핀오프 △도파민 추구와 이완 추구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인식의 확산 등이 돋보였다. 그렇다면 다가올 2025년에는 어떤 것들이 트렌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트렌드 코리아 2025』 속 10개의 키워드 중 7개의 키워드를 3가지로 나눠봤다. 2025년 다가올 트렌드를 BizOn과 함께 알아보자. ▲ 요아정의 다양한 조합 예시 (출처: 요아정 홈페이지) 더욱 강해지는 개인화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지금,『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핵심 트렌드로 ‘옴니보어’를 꼽았다. 옴니보어는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를 말한다. 나이·세대·성별 등 소속 집단 특성에 따른 소비가 아닌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개성·취향에 따른 소비 행태가 나타나며 시장 세분화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 인구학적 요인이 아닌 가치·취향·기분·상황이라는 고객 개인별 변수로 접근해야 하며, 기업들은 작더라도 확실한 마이크로 세그먼트를 공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나에게 딱 맞는 최적의 상품을 원하고 있다. 취향에 맞게 추가할 수 있는 토핑이 더 주목받는 ‘토핑 경제’도 2025년 트렌드다. 다이어리부터 가방, 신발, 키보드 등을 취향에 맞게 꾸미는 게 유행이다. 또 자신에게 딱 맞는 최적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토핑 조합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모듈형 토핑도 인기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요아정’도 수많은 토핑을 자신의 취향대로 조합해 먹을 수 있어 본품보다 토핑이 더 주목받으며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끈 대표적인 예이다. AI의 발전으로 개인 맞춤 상품의 가능성이 더욱 커져 개인화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불확실한 미래와 작은 행복 경기 침체 속에서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보다 안정적인 현재를 찾고 있다. 무탈한 일상을 가치 있게 여기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줄인 ‘#아보하’ 트렌드가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키워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변질되어 조금 높더라도 지불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상업화돼 피로를 느끼게 한다. 이제 행복까진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을 중시하는 #아보하 트렌드가 찾아왔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속 구성환의 꾸밈없는 일상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작고, 귀엽고, 순수한 ‘무해력’을 가진 것들도 인기다. 푸바오와 인형 키링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큰 자극이나 스트레스 없이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는 자기 계발 트렌드 또한 큰 성공보다 당장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하는 ‘원포인트업’으로 바꿨다. 원포인트업의 3요소는 나다운 성장의 목표를 찾는 자기 지향성, 작은 성취를 꾸준히 쌓아가는 도달 가능성, 작은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과 공유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작고, 리스크가 적은 것을 찾고 있다. 변화 속 생존전략 지난 7월 22일(월)은 지구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이 17.15°C로 가장 높았다.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후 감수성’이 중요하다. 장마철 레인부츠,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하기 위한 양우산처럼 극단적 날씨에 대응하는 상품이 주목받는다. 또 다른 변화는 상호연결성이 높아진 시장이다. 여러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공진화 전략’이 트렌드다. 공진화는 4단계로 이뤄졌다. 1단계 폐쇄적 자족 시스템은 자사 상품끼리 호환되는 것이다. 2단계 제한된 파트너십은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온라인 지급결제 대행 서비스를 견제하고자 경쟁 관계의 미국 대형 은행들이 공동 전자지갑을 만든 것이 그 예이다. 3단계 개방적 협력망은 공급망 관리도 개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예시로 삼성전자 TV에 LG디스플레이의 OLED를 사용한 것이 있다. 4단계 공진화 생태계가 최종 단계다. 오픈소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 OS는 오픈 플랫폼 전략으로 공진화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 다양한 비즈니스가 업종 구분 없이 서로 연결되고 있는 현시점이다. 개인화·불황·기후 위기·기업 간 연결 모두 갑자기 등장한 트렌드는 아니다. 꾸준히 느껴지던 변화가 더욱더 심화하는 계기가 될 2025년이다. 다가올 변화는 주어졌으니 이제 이에 맞춰 어떤 변화된 전략을 내놓을지 꾀할 시점이다. 변화의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는 현재, 멈춰 있는 기업은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기자 박민혜(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8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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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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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출판계의 빛? 호조를 맞이하는 출판업계의 자세 현대 사회에서 책과 인쇄물이 설 자리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종이책은 E-Book(전자책)이 대신했고, 학생들은 두꺼운 전공책 대신 아이패드를 든다. 출판 산업은 사양길에 들어선 지 오래다. 2023년 기준 71개 출판사의 총매출은 4조 9336억 원이었는데, 가장 규모가 큰 출판사인 웅진씽크빅이 全 한국기업 매출 순위 684위에 불과하다. 문제집 주력의 교육 출판 부문을 제외하면 실정은 더 처참하다. 지난해 단행본 시장의 주요 출판사(21개사)의 매출액 합계는 약 4328억 원, 이 마저도 2022년(약 4450억 원)에 비해 2.7%p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10월 10일(목), 침체에 빠진 출판업계를 구원할 희소식이 전해졌다. 스웨덴 한림원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이 선정되었음을 공포한 것이다. 과연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메마른 출판 산업계의 마중물이 되어줄 수 있을지, 출판계 전체에 기대가 감돌고 있다. ‘노벨상 효과’로 판매 급증, 관련 산업계 수혜 노벨문학상 수상이 확정되며 관련 산업계(출판·인쇄·도서유통)는 전례 없는 호조를 맞이했다. 반나절 만에 시중 대형 서점의 재고가 소진됐다. 도서유통 3사(교보문고, YES24, 알라딘)는 수상 발표 이후 닷새 만에 판매 부수가 103만 권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출판유통전산망에 집계된 지난달 소설 분야 종이책 판매 부수는 220만 권이다. 이는 2023년 10월 판매 부수 110만 권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뛴 수치이다. 해당 수치는 전자책 제외 종이책 판매분만 집계되며, 판매 부수는 서점의 참여도에 따라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므로 실 판매 부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 작년 10월과 올해 10월 판매 부수 비교 (출처:한국도서출판정보센터) 종합 출판사 창비는 ‘한강 효과’를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창비가 판권을 가진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는 도서 유통 플랫폼의 판매 부수 순위에서 나란히 1, 2위를 유지 중이다. 그 외 문학동네(『작별하지 않는다』,『흰』,『희랍어시간』외 5권), 문학과지성사(『여수의 사랑』 외 3권) 등의 출판사가 ‘한강 효과’의 주역이 됐다. 출판사 이상의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은 도서유통업계이다. 도서유통계는 판매 대금의 40%라는, 출판사 못지않은 몫을 챙겨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통회사는 한강의 모든 도서를 팔 수 있어, 판권을 가진 소설만 매출로 집계되는 출판사보다 유리한 위치다. 노벨상 수상 소식은 인쇄 업계에도 가뭄 속 단비가 됐다. 넘쳐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인쇄업계는 밤낮으로 인쇄기를 돌렸다. 당시 인쇄업계가 하루에 찍어낸 소설의 양은 1만 7000권가량이다. 도서유통업계, 마케팅에 총력… 출판사들은 중쇄에 집중 도서유통계는 활발한 판촉 활동을 전개했다. 오프라인 서점(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은 수상 소식 이후 신속히 매대를 설치했다. 이후 한강 도서가 절판되자,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의 책을 전시하는 기발한 큐레이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온라인 서점(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YES24 등) 또한 발 빠르게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그 중 영풍문고는 ‘한강의 책장’을 컨셉으로 △한강 작가의 인생 책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책 △최근 작가가 읽은 책 중 하나를 골라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포인트와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지난 17일(일)까지 진행했다. 교보문고 또한 한강 독서 용품 굿즈를 제작해 증정 행사를 진행 중이다. ▲교보문고의 독서사은품, 영풍문고의 인생책 이벤트 (출처: 교보문고, 영풍문고) 온오프라인 서점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주요 출판사들(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은 중쇄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넘쳐나는 수요에 여력이 없는 탓이다. 현재까지 주요 출판사들은 마케팅, 북 리뉴얼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교보문고와 지역서점, 호조 속 갈등 사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호황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서점임과 동시에 전국 서점에 도서를 공급하는 유통업체기도 하다. 전국구 도서 전문 유통업체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교보문고는 현시점 최대 유통 업체이다. 하지만,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이하 ‘한국서련’)는 지난 10월 17일(목) 교보문고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역 서점에 한강 소설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서련은 노벨상 발표 직후 발주를 막고 이후 주문량을 10부로 제한한 것과, 교보문고와 공급계약을 맺은 지역 서점들이 노벨상 수상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강의 도서를 공급받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이에 교보문고는 10월 22일(화)부터 31일(목)까지 광화문 본점 등 소수 지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강 도서 판매를 중단했다. 해당 기간엔 출판사로부터 공급받은 판본의 대부분을 지역서점에 먼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교보문고 측은 “공급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내린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일, 한국서련과 교보문고는 오해와 갈등을 마무리하고 상생을 협의하며 갈등은 일단락 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약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출판업계가 단기적 상승곡선을 장기적 추세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문학 단행본 시장엔 사회맥락적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텍스트힙’ 논란을 들 수 있다. ‘텍스트힙’은 텍스트(Text)와 멋지다는 뜻의 (Hip)을 결합한 신조어로, 독서를 멋진 것으로 본다는 긍정적인 뜻을 담고 있었으나 최근엔 20~30대 젊은 독서인들의 과시욕을 비꼬는 단어로 쓰이기도 했다. 가부장의 폭력을 파헤친 『채식주의자』, 5・18항쟁 당시 광주의 상황과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대표작에 담긴 사회적 함의에 반발하는 집단 또한 걸림돌이다. 노벨문학상은 비탄의 출판산업, 그중에서도 단행본 출판산업에 희망의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출판산업의 앞에 있는 것은 긴 레인,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연 출판산업은 노벨 문학상 특수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출판업계를 이루는 유통업계와 출판사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자 김희서(22) BizOn Online Newsletter Vol.78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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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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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성심당, 김천 김밥축제… 로컬이 살아남는 법 지방 도시의 위기 속 변화하는 지역들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 면적은 우리나라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0.7%가 거주하고 있다. 지방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인구 유출은 더욱 심각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수도권으로 이동한 20대 청년이 최근 10년간 60만 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지방 소멸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방 도시들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촌스럽고 올드하다고 느껴지던 지방이 이제는 새로움,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단장하는 중이다. 지역(Local)과 유행(Hip)의 합성어인 ‘로컬 힙’ 트렌드가 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며 특정 지역만의 색깔이 담긴 식품, 공간, 관광, 굿즈,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트렌드에 맞춰 고유의 색이 돋보이는 지역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역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지 BizOn과 함께 알아보자. ▲ 충주맨 (출처: 교보문고) 공식 계정의 틀을 깬 충주맨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는 충주맨(충주시 홍보맨/김선태 주무관)은 우리나라 공식 홍보 계정의 틀을 깬 선구자이다. 충주맨 이전에 공식 계정이라고 하면 재미보다는 정보 전달 위주의 게시글이 주를 이뤘었다. 그러나 이런 공식 계정들은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충주맨은 충주시의 홍보를 위해 조회수와 재미에 집중했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억하게 만들기 위해 원초적인 유머로 다가갔다. 보수적 조직문화의 대표 격인 공무원이 이런 시도를 한 것은 매우 큰 도전이었다. 충주맨의 도전은 성공적으로 인구 21만 충주시 유튜브가 인구 900만 서울시 유튜브 구독자 수 22만 명보다 3.5배 많은 7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충주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던 사람들도 재밌는 영상을 찾아보다가 충주시를 알게 됐다. 충주맨을 계기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 공식 계정까지 충주맨을 따라 B급 감성으로 변모하고 있다. 공군의 ‘Bomb양갱’, 코레일의 미스기관사, B급 감성 홍보물을 올리던 부계정이 공식 계정이 된 애슐리까지 공식 계정의 딱딱한 틀을 벗어나 친근하게 접근하고 있다. ▲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 (출처: 두둠) 대전의 문화가 된 성심당 광역시임에도 특색 있는 관광지가 크게 없어 일명 ‘노잼도시’라고 불리던 대전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성심당이다. 성심당 쇼핑백에는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 ‘성심당은 대전의 문화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만큼 대전에서 성심당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성심당의 파급 효과로 대전 내 타 카페나 빵집도 양질의 빵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의 성지로 대전이 자리 잡게 됐다. 이와 함께 성심당을 찾은 사람들이 대전의 다른 가계들도 찾으며 성심당이 위치한 대전 원도심은 활기를 띠고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성심당의 인기에 발맞춰 2021년부터 ‘대전 빵 축제’를 주최하고 있으며, 2024 대전 빵 축제에는 14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대전 빵 축제 개최를 통해 ‘빵의 도시’라는 대전의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명확히 인식시켰다.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성심당과 대전시 농업기술센터가 협업하여 밀 생산·관광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자체와 로컬 브랜드가 서로 돕고 도우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좋은 사례다. '김천=김밥천국'에서 시작한 김천 김밥축제 보통 지역 축제라고 하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것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김천의 김밥축제는 다르다. 경북의 내륙도시 김천에선 김이라고는 전혀 나지 않는다. 단순히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김천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라는 문항에 ‘김밥천국’이 답변 상당수를 차지한 웃기지만 슬픈 조사 결과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소 뜬금없을 수 있는 기획이지만 축제 기간 인구 13만 명 도시에 1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당초 목표치의 다섯 배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이외에도 농심 라면의 75%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경북 구미시에서는 ‘구미라면 축제’를, 충남 공주시는 ‘공주(Princess)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오랜 헤리티지가 없더라도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지역 고유의 색이 있다면 사람들이 찾아간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이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지자체들이 변화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벽화마을, 출렁다리처럼 하나의 성공 사례가 나오면 우후죽순 따라 하기 바쁜 지자체들의 태도이다. 아무리 참신한 아이템이라도 여기저기서 따라 하면 결국 진부해지고 그 매력을 잃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찾는 지역의 공통점은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작정 인기 있는 아이템을 따라 하기보다는, 지역 고유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때 독특한 분위기로 부흥했던 지역들이 젠트리피케이션 이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가득차며 쇠퇴했던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런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역 고유의 매력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자 박민혜(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8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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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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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협력과 양극화 사이 인공지능 시대, 고대역 메모리 HBM의 영향 ▲SK하이닉스 SK AI 서밋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11월 4일(월)부터 5일(화)까지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가 진행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진행된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AI 심포지엄은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3만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도체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서밋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HBM3E 16단 개발을 세계 최초로 공식화하기도 했는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실적 부진과 관련 상황이 맞물리며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실적 발표 이후 4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그동안 AI반도체 산업의 1위를 굳건하게 지키던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영업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SK하이닉스와 엔디비아, TSMC의 긴밀한 협력 ‘SK AI 서밋 2024’에서 최태원 회장의 기조연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CEO들과 AI기술의 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MS, 엔비디아, TSMC이다. 특히 엔비디아 측에서 SK에게 HBM4 공급을 6개월 앞당겨 달라 요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두 기업 간의 협력적인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는 엔디비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즉 AI의 필수재 ‘HBM’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인 3분기 영업이익 7조 300억 원, 매출 17조 570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대만의 TSMC와 기술협력 MOU를 체결하여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GPU 1위 기업 엔디비아를 고객사로 둔 반도체위탁생산 1위 기업 TSMC와 HBM 공급 1위 기업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공동 개발을 진행하며 세 기업의 영업실적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I 반도체 시장의 양극화 ▲(삼성전자 HBM3E 사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은 9조 1834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1조 원 이상 하회했다. 또한 주력 부문인 반도체 영업익은 3조 86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 4조 2000억 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1년 전보다 매출이 93.8% 증가하며 2018년 반도체 호황기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HBM 매출의 경우에는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HBM 시장의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는 것이다. HBM3E 12단의 경우에도 올해 2월 삼성전자가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고, 이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에 투입돼 기업의 영업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부터 엔비디아 HBM 품질테스트 문제로 인해 공급이 지연됐고, 파운드리 사업 또한 고객 부족으로 인해 경쟁사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D램 익스체인지의 공급 과잉 우려가 대두되고 있으며, D램 기술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재정비, 4분기 영업 실적 개선에 집중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매출 79조 987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이지만, 1조 20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비메모리 분야는 1조 원대 중후반의 적자가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 실적 개선에 집중할 것임을 밝혔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3E 8단과 12단 제품 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 퀄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를 나타내며 이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 임박을 시사한다. 3분기 10%대에 머물렀던 5세대 HBM의 매출 비중이 4분기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 사업의 투자를 축소하고, HBM 사업 확대를 위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은 가혹하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롱숏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의 사업영역이 넓어지면서 최고의 반도체 전략을 위해 제대로 된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 못해 발생한 현상이라 진단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과거 삼성그룹 회장 직속의 참모 조직 ‘미래전략실’의 재건을 요청하기도 했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은 강한 리더십과 혁신이다. 현재의 삼성전자는 강력한 중앙통제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인해 기술 개발 및 실적 개선을 이끌 리더십이 부족하다. 또한 기업의 주력 부문의 부진에서 새로운 시도 즉, 혁신이 장려돼야 한다. 11월 4일(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쟁사 언급에 대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기술을 보유했으며, 인공지능의 물결을 타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위기, 4만 전자로 가나…, 반도체 희비 엇갈린 삼성과 SK’ 등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 간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과 기술력은 다양하다. 최 회장의 발언처럼 기업은 기업 간의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의 위기를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기업의 성장과 위기를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현재 기업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기업과의 협력은 물론 기업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혁신을 통한 기업 성장의 필요성 인지해야 할 것이다. 수습기자 박하은(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8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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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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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일인자 올리브영, 과연 그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올리브영의 독주에 도전하는 경쟁자들 2010년대 중반까지는 화장품 구매를 위해 여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하지만 올리브영의 등장으로 화장품 유통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H&B(Health & Beauty)스토어의 장점과 오프라인 체험,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을 갖춘 올리브영은 화장품 유통 시장을 장악했다.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도 H&B 사업에 뒤따라 도전했지만, 올리브영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올리브영이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하는가 했으나 새롭게 화장품 유통 사업에 뛰어든 △무신사 △컬리 △다이소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1위 자리를 굳히려는 올리브영과 이를 넘어서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올리브영, 1위 굳히기 전략 올리브영은 3, 6, 9월마다 꾸준히 대규모 세일을 진행하며 ‘369 법칙’을 각인시켰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다른 곳에서 사지 않고 올리브영 할인 기간을 기다렸다가 구매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올리브영에서만 화장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편리한 온라인 구매 서비스의 중심점인 올리브영 애플리케이션에 웰니스 전문관인 ‘헬스+’를 도입해 여성 건강용품, 이너뷰티 관련 상품 등을 판매한다. 소비자 개별 특성에 맞춰 상품을 추천해 주는 ‘나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이처럼 뷰티 유통 업계에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올리브영은 다양한 전략으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신사와 마켓컬리, 뷰티업계에 도전 한편 올리브영의 독주 속에 뷰티와 전혀 관련 없던 브랜드들이 뷰티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무신사 뷰티’와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 업체인 컬리의 ‘뷰티컬리’가 있다. 두 브랜드 모두 뷰티 유통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공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 무신사 뷰티 페스타 (출처: 무신사 뷰티) 무신사는 지난 9월 ‘넥스트뷰티’라는 슬로건과 함께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 위주로 구성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팝업 스토어에는 1만 8000명이 방문했으며, 지난 8월 19일(월)부터 3주간 집계된 무신사 뷰티 부분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배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마켓컬리 또한 오는 10월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행사에서는 ‘처음 만나는 럭셔리’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럭셔리 뷰티 브랜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올리브영과 차별화하기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의 고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무신사 측의 공식 보도자료에 의하면 무신사 뷰티 구매자 중 남성이 27.5%를 차지했다고 한다. 무신사의 기존 고객층인 남성들이 무신사 뷰티에서 화장품을 구매하여 맨즈 뷰티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040주부가 주 고객층인 컬리는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매출 상위 브랜드에는 △설화수 △피지오겔 △에스티로더 등 고가 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다. 뜻밖의 경쟁자, 다이소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경쟁자는 다이소다. 상품의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는 압도적인 저렴함을 내세운 다이소가 올리브영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저렴한 화장품은 피부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 브랜드가 다이소에 입점하며 그 인식이 바뀌었다. ▲ 다이소 전용 라인 출시 현황 (출처: 메조미디어) 인식 전환의 가장 큰 기점이 된 상품은 바로 VT 코스메틱의 리들샷이다. 50ml 기준 정가 3만 2000원짜리 상품을 다이소에서 2ml 스틱이 6개 들어있는 구성으로 3000원에 판매해 SNS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용량 차이는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던 상품을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아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인기의 이유이다. 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 리들샷 출시 이후 다이소 전체 화장품 매출이 150% 성장했다고 한다. 2021년 4종으로 출발했던 다이소 화장품 상품 수는 지난 7월 기준 346종으로 대폭 확대됐다. 고물가 시대 속 가성비 상품이 주목받는 현 상황에서 5000원 미만이라는 독보적인 가격 포지션은 다이소가 올리브영에 대항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격적인 확장 속에서 올리브영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납품업체 갑질 의혹이 붉어졌다. 무신사 뷰티의 판촉 행사에 납품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미 랄라블라와 롭스의 판촉 행사에 납품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1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그러나 9개월 만에 유사한 혐의로 다시 조사받게 된 것이다. 독보적 위치에 있는 올리브영의 갑질은 뷰티 업계의 공정한 경쟁과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한국의 뷰티 업계가 정정당당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하기 위해선 상생협력 문화의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자 박민혜(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7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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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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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틀어막기’… 대출 규제 돌입 정부의 강한 가계대출 규제 기조와 그 여파 지난 2개월 간 5대 시중은행인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했다. 가계대출 상승세는 9월까지 이어져, 9월 7일(토) 기준 726조 6434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가계 대출의 큰 축은 바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다. 올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 기조였고, 높아지는 집값에 비례해 주담대 역시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그 때문에 가계부채도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대책을 촉구했으며, 시중은행들은 본격적으로 주담대 막기에 돌입했다. 갭투자 등 투기 목적의 대출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주담대 증가의 이유 ▲늘어나는 가계대출과 주담대 (출처: 경제포커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99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P 늘었다. 수도권 집값의 상승 기조가 일차적이며, 두번째 이유는 금융당국이 올해 2월부터 도입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다. DSR은 대출 상환자가 1년 안에 갚을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월급에서 감당 가능한 만큼만 빌려주는 제한’으로 이해하면 쉽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이 적용한 1단계 DSR은 0.38%P였다. 금융 당국은 9월, 1.2%P의 2단계 DSR이 도입될 것을 예고했다. 이에 제도가 도입되며 대출의 상한이 막힐 것을 우려한 대출 수요층이 근 두 달간 급격하게 몰렸다.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이 마지막이라는 풍문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하는’, 이하 ‘영끌족’들을 대거 유입시켰고, 결과 역대급 주담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유주택자 대출 불가” 초강수 두다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금융감독원의 주문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차례로 대책을 내놓았다.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케이뱅크 △신한은행 등 여러 시중은행이 유주택자들의 주담대를 완전히 제한했다. 제2금융권인 보험사에서도 규제가 이루어졌다. 삼성생명 역시 시중은행과 비슷하게 이달 초 유주택자들의 수도권 주담대를 제한했고, 한화생명은 10월부터 적용 금리를 0.3%~0.5% 인상한다. 주요 시중은행과 정부의 조치로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 9월에 들어서는 주담대 상승세가 둔화했다. 대출 규제의 성과가 가시화된 가운데, 둔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대안을 찾는 수요층, 우려되는 풍선효과 풍선효과란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움직임 탓에 다른 문제가 불거지는 현상을 뜻한다. 풍선의 한구석을 쥐면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르듯,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담대를 틀어쥔 이후, 남아도는 대출 수요가 이곳저곳으로 향하고 있다. 주담대 규제의 풍선효과가 시작된 것이다. 1주택자의 담보대출을 지원하는 인터넷 뱅킹에 사람이 몰렸고, 주요 시중은행에서 좌절된 대출 수요는 제2금융권으로 향했다. 정부와 금융권은 이 같은 풍선효과 우려에 또 다른 규제로 대응했다. 제2금융권 역시 속속들이 규제에 들어갔으며,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등 ‘주담대 우회로’의 문턱 역시 주담대와 함께 높아졌다. 한편,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 역시 존재한다. 강한 대출 규제가 투기뿐만 아닌 실수요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는 앞으로도 확고할 것임을 강조했으며 대출수요가 옮겨가는 부분은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개개인에게 필요한 것은 ‘신중함’ 지난 9월 12일(목),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일”이라며 ‘은행의 자율적 판단’을 강조했다. 가계대 안정화를 요구한 금융당국이지만, 확실한 가이드라인은 주지 않은 것이다. 풍선효과와 실수요 저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위험 때문에 쉽게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없는 탓이다. 내 집 마련이 일생의 과제로 부상한 현재, 대출은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다. 정부조차 확답을 내리지 못해 대출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개개인은 더욱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 자신의 경제적 여건을 가장 잘 알고 그에 맞춰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기 때문이다. 기자 김희서(22) BizOn Online Newsletter Vol.77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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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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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없는 한국 브랜드... 그 이유는? 미숫가루가 아니라 MSGR? 과도한 외국어 사용 논란 ▲예술관 카페와 편의점의 영어 간판 경영대 학생들에게 예술관의 카페와 편의점은 익숙한 장소이다. 경영관 지하 1층의 통로를 따라 예술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두 개의 간판이 있다. 간판에는 ‘Café NAMU’, ‘COOPsket’이 연달아 적혀 있다. 별다른 한국어 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 한국 사회를 살고 있다면, 이 같은 광경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외국어 사용은 이제 트렌드를 넘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예상되는 문제는 무엇일까? ‘21세기 글로벌화’ 명목으로 우리 사회를 뒤덮은 외국어, 그 현황과 문제점을 알아본다. 외국어가 점령한 국내 브랜드들 오늘날 한국의 거리에서 외국어 간판은 매우 흔하다. 스타벅스와 같은 외국 브랜드는 물론, 이디야, 메가MGC, 컴포즈 등 수많은 체인점을 가진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가 영어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외국어는 간판을 넘어 카페 내부로도 침투했다. 메뉴판을 한글이 아닌 영어로 기재하는 카페들이 등장한 것이다. 작년 한 개인 카페에서는, 미숫가루를 MSGR라고 표기해 SNS 상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영어로 가득한 한국 패션 브랜드의 홈페이지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패션 업계에서 이미 '바지'와 '상의' 같은 한국어는 사라져간다. 대신 '팬츠'와 '탑'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제는 ‘청바지’는 ‘데님팬츠’, '찢어진 청바지'는 ‘디스트로이드(Destroyed Jean) 진’으로 불린다. 공식 홈페이지 또한 문제다. 패션 브랜드 '빈폴'의 홈페이지는 영어로 가득하다. 빈폴 외국 브랜드가 아닌 한국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른 한국 패션 브랜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상품 구분을 오로지 영어로만 적거나, 혹은 단순히 한글 발음으로만 표기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은 외국어 사용을 어떻게 생각할까? 브랜드들이 외국어 사용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어로 표기하면 더 고급스럽고 세련돼보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윤용주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와 나영주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의 ‘의류 패션산업에서 순한글과 외래어 용어에 대한 감성 비교’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영어로 표기된 상품의 가격을 가장 높게 예상했다. △‘면마혼방 편한 바지’ 2만 9257원 △‘코튼 리넨 이지 팬츠’ 3만 9257원 △‘Cotton Linen Easy Pants’ 5만 3189원으로 예상하였다. 소비자들은 영어 라벨을 단 상품을 순한글로 표기된 상품보다 더 신뢰감 있고, 고급스럽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한글과 영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유진 서울시립대 디자인전문대학원 외래교수와 박진애 종로구청 도시디자인과 팀장이 진행한 ‘한글 간판 디자인 선호도에 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엔제리너스, KT, 배스킨라빈스 등 9개 브랜드의 한글 간판과 영문 간판을 함께 보여주고 평가를 물은 결과, 대부분 항목에서 선호도 차이가 5점 만점 기준 0.5점 안팎으로 나타나며 선호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다한 외국어 사용으로 인한 불편함 브랜드의 외국어 사용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는 결론을 내릴 수 없으나 과다하게 사용된 외국어로 인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위의 한글 간판 디자인 선호도 연구의 인구통계학적 분석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한글 간판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어 사용이 낯선 노년층에게 외국어는 더욱 어렵게만 다가오는 것이다. 키오스크가 대중화된 요즘엔 키오스크에 적힌 글만 보고 주문해야 한다. ‘테이크아웃’, ‘솔드아웃’처럼 한글의 탈을 쓴 외국어를 마주하며 다시 어려움을 맞는다. 국립국어원에서 생활 필수 시설(관공서, 대중교통 등)과 생활 편의시설(카페, 백화점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 131개 중 40%가 외국어 또는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단지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지의 느낌을 살리고자 한국어 없이 외국어로만 간판과 메뉴판을 꾸민 가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음식점을 예로 들자면 麺屋はなび(멘야하나비), 自由軒(지유켄), 哥哥(꺼거)가 있는데, 일본어나 중국어 등의 외국어로 표기된 간판은 상호를 읽는 것조차 쉽지 않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시행령’에서는 광고물 문자를 한글이 아닌 외국 문자로 표시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과 병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법령은 건물 4층 이상에 설치되거나 면적이 5㎡ 이상인 간판만을 허가·신고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소규모 가게나 메뉴판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도한 외국어 사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언어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의 전달이다. 간판이나 상품명은 그 특징을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친 외국어 사용은 오히려 소비자와의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 브랜드의 과도한 외국어 사용이 소통에서 언어가 지닌 중요한 역할을 훼손하고 있다. 기자 박민혜(23) 기자 김희서(22) BizOn Online Newsletter Vol.77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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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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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엔저” 접고 엔화 강세 돌입 2024 블랙먼데이… 전날은 매도, 다음날은 매수 사이드카? 과거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 지위를 다투었던 엔화는 최근 지속적인 엔저 현상을 겪으며 안전자산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다. 올해 7월에는 1달러당 160엔대를 기록해 37년 만에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슈퍼 엔저 현상이 발생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됐던 이유는 과거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방안’과 일본은행(이하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엔저 심화에 대응해 지난 3월 오랜 기간 지속해 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내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엔저 현상은 지속됐다. 결국 하반기인 7월 기준금리를 연 0.25%로 추가 인상했으며 이에 따라 슈퍼 엔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곧 엔화는 강세에 돌입하게 됐지만 엔 캐리 청산, 증시 폭락 등과 같은 부차적인 현상이 발생해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기축통화의 위상이 약화됐던 일본 엔화가 어떻게 현재와 같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일까? 막 내리는 슈퍼 엔저, 일본은 그동안 왜 마이너스 금리를 펼쳤는가?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거쳐 2016년 2월부터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하던 마이너스 금리를 약 8년 만에 종료했다. 과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평소보다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을 무렵에도 일본은 금리 인상의 흐름을 따르지 않았다. 주변국이 양적 긴축을 펼치는 상황에서 일본은 양적 완화를 펼치기도 했는데, 이는 일본의 경제성장 측면과 관련돼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0%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장기 저성장 국면에 처해있었다. 일본은 그간 낮은 물가상승률과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는데 이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 정책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저금리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일본은 ‘양적 완화’을 진행하기 위해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입해 왔다. 결국 일본 정부의 돈 풀기 정책으로 인해 엔화 가치는 하락하게 됐고 37년 만에 역대 최저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일본은행의 새로운 통화 정책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발발 최근 일본의 경제 상황은 지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일본은행은 양적 긴축 방안을 공표하며 월간 6조 엔에 달하던 장기국채 매입 금액을 2026년 3월까지 약 2.9조 엔으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3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초금융완화 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인 일본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인 미국 등의 해외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엔 캐리 청산을 위해서는 엔화를 매입해야 하므로 급격하게 엔화 값이 상승하게 됐다. 또한 엔 캐리를 통해 증시에 유입됐던 자금들이 대거 빠져나가게 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024 블랙먼데이, 민낯 드러난 한국 증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의 시기가 맞물려 미일 금리 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물론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엔 캐리 청산이 진행돼 지난 8월, 2024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세계는 물론 한국 금융 시장 왜곡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5일 월요일 국내 코스피 지수의 경우 8.77% 급락했고 코스닥은 11.3%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12.4% 폭락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는 8.35% 급락했다. 결국 급락장으로 인해 4년 4개월 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그러나 증시 폭락 하루 만에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으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치겠다는 부총재의 발언이 시장을 안심시킨 것이다.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급등했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또한 실제 경기 지표에 비해 시장의 공포가 과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르자 투자자의 심리가 변화하게 됐다. 이번 사건을 통해 금융시장 내 일본은행의 강한 영향력이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엔저 현상이 지속됐을 당시에는 일본은행 정책의 파급효과가 과소평가 됐는데, 이번 상황은 달랐다.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은 아시아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한국 증시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5일 목요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 50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고, 이에 따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급락했다. 지금까지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해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의 결점이 드러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9월 코스피 지수가 억눌린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대량 매도이다. 한국 증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내 개인투자자의 장기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는 변동성에 대한 증시 방어력을 기르고, 주가 상승을 불러일으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수습기자 박하은(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7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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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권민지
- 작성일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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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법 개정안」공개… 정기국회 안건 대두 치열한 입법 논쟁 예고한 세법 개정안, 그 내용은?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초입과 함께 다가오는 것은 2024년도 정기국회이다. 22대 국회의원 선출 이후 처음 진행되는 정기회의인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 국민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25일(목) ‘2024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상속세 인하 △밸류업 기업 가업상속공제 2배 확대 △금융투자세 폐지였다. 9월 정기국회의 주요 안건으로 부상할 2024년 세법 개정안, 그 자세한 내용을 BizOn에서 알아봤다. 세율과 공제 기준 대폭 변화한 상속세 25년 동안 큰 변동 없이 유지됐던 상속세는 대대적인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2024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상속세 과세표준 구간은 5개에서 4개로 줄어들며 최고세율은 50%에서 40%로 10%P 낮아진다. 최고세율 기준 과세표준은 30억 원에서 10억 원 초과로, 최저세율 기준 과세표준은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변화한다. 눈에 띄는 변화는 저출생 관련 개정 사항이다. 자녀의 수로 상속세를 공제하는 자녀 공제 금액은 기존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번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내년 한 해 동안 8만 3천 명이 총 2조 3천억 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정부는 이번 상속세 완화의 취지를 ‘중산층 부담 절감’으로 설명했다. 전반적인 자산 수준이 오름에 따라 납세층이 늘었고, 물가가 올라 집 한채를 상속하더라도 높은 유효세율이 적용되기에 개정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야권에선 상속세 개편은 그저 부의 세습을 강화할 뿐이며 ‘부자 감세’라는 비판 의견을 냈다. 이번 상속세 개편안이 파격적인 변화로 이목을 끌고 있는 만큼,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업상속공제 2배 확대 가업상속공제법은 우수 중소기업 등의 경영노하우와 기업의 동일성을 보존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1997년 도입됐다. 해당 법은 도입 후 7차례 개정된 바 있으며, 그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개정안에서도 가업상속공제의 폭은 넓어진다. 밸류업·스케일업 우수기업의 가업상속 공제 범위는 최대 600억에서 1200억으로 확대되고, 기회 발전 특구 창업·이전 기업은 한도 없이 상속세를 공제받는다. 혜택 기업의 범위 역시 기존 매출액 5000만 원 이하의 중소기업에서 모든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이 같은 가업상속 공제의 확대를 중소기업을 ‘장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번 개편으로 기업이 세금 부담에서 벗어나 밸류업과 사내복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폐지 위기’··· 금융투자소득세 ▲금융투자소득세 과세체계(출처: 경향신문) 2025년 1월부터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세(이하 ‘금투세’)는 시행도 전에 폐지의 위기에 놓였다. 당초 금투세는 2020년 말 입법돼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간의 의견 대립의 끝에 도입이 한 차례 유예된 바 있다. 도입을 불과 5개월 앞둔 이 시점, 금투세 폐지론이 대두됐다. 폐지의 이유로는 “국내 투자자 보호 및 자본 시장 발전”이 꼽혔다. 세금 부과로 초래될 투자자 이탈을 막고, 국내 자본 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은 정부의 이러한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과세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덧붙여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세표준을 1억 원 이상으로 올리는 동시에 부양가족 기본공제 판별 기준과 건강보험료 산정에 금융투자소득을 배제하는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범야권에서 여러 의견이 교차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 힘은 금투세 폐지를 ‘1호 당론 법안’으로 정하며 강한 입법 의지를 보였다. 아직 세법 개정안이 가야 할 길은 까마득하다. 국회에서의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추산에 의하면, 「2024 세법개정안」으로 감소하는 세액은 2029년까지 18조 4000억 원에 른다. 이처럼 정부가 중산층 부담 완화 및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감세에 방점을 둔 가운데, 야당에선 “과세체계를 크게 약화시킨 것"이라며 강한 반대의 의견을 표명했다. 주요 개정 사항 하나하나가 치열한 논쟁을 예고한 한편,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정쟁에만 매몰되어 ‘민생 입법’을 등한시하고 무의미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만이 계속되는 지금, 세법 개정안인들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22대 국회의 임기 시작 이후 4개월간 대통령 거부권은 지난 8월 13일(화) 기준 총 19번 행사됐으며 탄핵 소추안은 세 번 발의됐다. 그러나 본회의 통과 후 공포된 법안은 ‘0’건이다. 22대 개국 후 벌써 반 년이 지났다. 앞으로의 임기를 유의미하게 채우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정쟁에 앞서 국민을 위한 최적안을 찾아내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자 김희서(22) BizOn Online Newsletter Vol.76 (2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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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작성자이주협
- 작성일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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