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G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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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역, 종각역, 강남역, 홍대입구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장소들의 공통점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라고 할 것이다. 그 밖에도 이곳에서는 다른 공통점 하나를 찾을 수 있다. 이곳을 지나가다 보면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채 잡지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항상 잡지를 들고 열심히 판매에 집중하는 이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판매하는 잡지는 무엇일까?

 

빅이슈 판매 중인 빅판(출처: 빅이슈코리아)

 

지하철역 입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상인들의 명칭은 ‘빅판’, 이들이 판매하고 있는 잡지의 이름은 ‘빅이슈’이다. ‘빅이슈’는 잡지 이름이자 사회적 기업의 이름으로 1991년 영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기업이다. 1991년 당시 영국 런던에는 홈리스의 수가 증가하고 있었고 이들의 대부분은 부족한 자활의 기회로 인해 정부의 복지 정책에만 기대고 있었다.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수입을 올려 자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이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두 명의 영국인 홈리스 출신의 존버드와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 ‘더 바디숍’의 공동 창업자 고든 로딕가 만나 빅이슈 그룹을 만들었다. 빅이슈 그룹은 빅이슈라는 잡지를 발행하여 홈리스만이 이것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자활을 도왔다. 이후 빅이슈 그룹은 잡지 빅이슈부터 빈곤층을 위한 교육 및 취업의 기회 제공과 같이 사회적 투자 지원 사업 등을 20년이 넘도록 지속해온 신뢰 받는 기업이 되었다. 빅이슈는 현재 10개국에서 14종의 언어로 발행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0년 7월 5일 일본, 대만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빅이슈를 창간하였다. 국내 창간 초기에 있었던 많은 걱정과 우려와 달리 빅이슈코리아는 2014년 서울시 ‘우수 사회적 기업’ 선정, 2019년 SK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수상 등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격주간지로 매호 15,000부를 발행하고 있다.

 

이렇게 빅이슈 그룹이 성공적으로 홈리스의 자활을 도울 수 있는 비법은 그들을 보는 관점에 있다. 빅이슈는 빅판으로 활동하는 홈리스를 마이크로 기업가라 지칭한다. 이는 이들이 구걸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닌 빅이슈 판매라는 작은 사업을 통해 노동의 대가를 얻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단어이다. 이렇게 빅이슈는 노동을 통한 이익을 중요시하며 홈리스들이 정책이나 기부에 기대지 않고 자립적으로 살아가기를 돕는다. 따라서 빅이슈 판매 과정에서 빅판은 빅이슈 그룹으로부터 무료로 잡지를 받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초기 무료로 배부 받은 10권의 빅이슈를 판매하여 얻은 초기 자금을 바탕으로 빅이슈 그룹으로부터 잡지를 도매가에 구매하여 정가에 판매한다. 빅이슈 창간 초기에는 이런 방침에 많은 노숙인이 반대하며 자신들이 착취당할 것이라 걱정하였지만, 빅이슈 그룹은 뜻을 굽히지 않은 채 꾸준히 이를 이어나갔다. 또 더 나아가 판매 중 음주 금지, 흡연 금지, 수익의 절반은 무조건 저금과 같은 빅판이 되기 위한 행동 수칙을 지정하고 이를 교육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빅이슈의 방식을 큰 성공을 거두었고 2010년 기준 5,000명의 홈리스가 자립에 성공하였다. 빅이슈코리아도 이런 방침을 따라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 회 빅판에 대한 사연과 인터뷰를 잡지에 싣는다. 최근 빅이슈 그룹은 여성 홈리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으며 빅이슈코리아는 이에 따라 빅이슈 위드 허와 같은 여성 홈리스의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여성 지원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 빅이슈의 빅판 재활 프로그램(출처: 빅이슈코리아)

 

그동안은 무심코 지나쳐 몰랐던 빨간 조끼의 정체 빅판 그리고 홈리스의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 빅이슈는 서울, 대전, 부산의 지하철역 근처에서 1권당 5,000원에 판매된다. 빅이슈의 판매처는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에 보다 더 자세히 공지되어 있다. 빅판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밝은 웃음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다. 만일 이동 중 빨간 조끼를 입은 빅판을 마주친다면 커피 한잔 값인 5,000원 아껴 빅이슈 한 권을 구매해보자. 혹 잡지 구매가 선호되지 않는다면 최근 빅이슈가 진행하고 있는 빅돔이라는 빅판 도우미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