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관심] 대학으로의 문, 꿈과 현실 사이에서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의 '의미'를 찾아서


'나'라는 인간을 '체험'하는 것, 그것이 '삶'이다

3월의 캠퍼스는 신입생들의 들뜬 마음과 함께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대학으로의 문을 열고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며, 이는 꿈과 현실이 만나는 곳이다. 신입생들은 기대와 설렘 속에서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며 대학 생활에 대한 다짐과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처럼, 우리는 '나'라는 인간을 '체험'해 삶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대학 생활은 이러한 '나'의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탐색하고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자기 발견과 성장의 과정을 거치는 곳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대학 생활을 통해 왜 대학에 다녀야 하는지,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넘어서 삶의 깊은 의미에 대해 고찰할 수 있다. 학기 초에는 새로운 시작의 기운이 가득하여 누구나 자기 삶에 대한 의미와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대학 생활의 시작에 앞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고민, 그리고 '의미 있는' 대학 생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나' 중심으로 대학을 바라보다

대학은 오랜 역사를 가진 사회 제도 중 하나로, 현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 주요한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서양에서조차 소수의 엘리트만을 위한 특권적인 곳으로 여겨졌다. 한국 역시 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수능이 실시되기 시작한 1996년 이후로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여 현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대학 진학의 중심에는 주로 '취업'이라는 목표가 있다. 한국 대학신문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10명 중 9명은 대학에 가기를 희망했고,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에 가고 싶다고 답변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비교 대상이 필요한 '유리하다'라는 피상적인 생각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면, 대학 생활에서 니체가 말한 ''라는 인간을 체험하지 못할 것이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기보다 '나 중심'으로 대학을 바라보고 대학의 필요성과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대학을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 자체가 순수한 목적이 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 철학 교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의미라는 개념은 '깊이와 관련되어 있어 삶의 의미를 향한 갈망은 자기 삶이 피상적, 즉 '깊이가 얕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의미 있는'이라는 형용사는 어떤 삶을 평가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가치'를 가리키지만, 그 가치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지는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이렇듯 개인마다 해석하는 삶의 의미가 다르듯이 학년마다 부여하는 대학 생활의 의미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1학년 때의 의미 있는 대학 생활과 4학년 때의 의미 있는 대학 생활에서의 '의미 있는'이 갖는 의미는 명백히 다르다. 그래서 학년별로 내포한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제품 수명 주기에 대입하여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학년별로 정의한 '의미 있는' 대학생활의 '의미'

'도입기'에는 제품이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시기이다. 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인 1학년들의 시기와 같다. 이 단계에서는 제품의 인지도 낮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창출되지 않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 등의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소량생산에 더 집중하여 상품의 다양성 전략을 이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1학년도 똑같다. 하나의 길을 깊게 파는 것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진짜 '나'에 대해서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만남과 경험 속에는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실패들도 결국 본인의 거름이 될 것이다. 동아리, 스터디, 학회, 여행, 아르바이트, 축제 등등 고등학교 때는 자율적으로 해보지 못한 더 넓은 세상을 맛보는 것이 1학년 때의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이라 생각한다. 


'성장기'에는 제품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게 되어 판매 속도가 증가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경쟁업체가 등장하게 되어 기업은 자사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등 새로운 시장과 유통경로 개척, 품질개선에 큰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2학년 때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처럼 본인의 장점을 강조하고 이 장점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1학년 때 경험했던 다양한 활동 중에서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추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다방면으로 일을 벌이는 것보다는 본인의 장점과 흥미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성숙기'에는 판매 증가율이 조금씩 감소하면서 판매량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시기이다. 이때는 기업은 제품의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고정 고객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게 되는데, 3학년에게 대입해 보자면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4학년이 되기 직전의 학년이기 때문에, 4학년을 준비하면서 안전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의 안전성은 본인의 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결국 사회에서 안정감은 본인의 확실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나아갈 길을 구체화하고, 이 길을 뚫고 나갈 힘을 실제로 만들어 내야 할 시기이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타격감이 없도록 에어백을 만들거나 차량 자체를 튼튼하게 제작하는 시기가 이때라 생각한다. 


제품은 경쟁 과열이나 트렌드의 변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기업은 제품이 쇠퇴기에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폐기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는 고객 맞춤 차별화이다. 이는 4학년의 대학생활에서도 중요한 원칙이 될 수 있다. 고객 맞춤 차별화는 자신을 독특하게 만들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학생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4학년의 대학 생활은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진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때는 자신의 경험과 준비를 바탕으로 더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독특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에 자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미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끊임없는 질문

사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인 manu(마누)가 생각한다는 뜻의 man()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가 사고하는 능력을 강조하며 인간의 창조적인 존재임을 시사한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제시하여, 인간의 의식과 존재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이끌어 냈다. 그의 철학은 의심과 확신의 과정을 거치며, 우리에게 인간이 자신의 존재와 이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데카르트처럼 모든 것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문적인 탐구와 철학적인 사유를 통해 우리의 이해를 깊이 있게 발전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대학 생활은 지식을 넓히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에 대해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고 탐구함으로써 심층적인 이해를 얻어야 한다.


대학 생활은 그 자체로 우리의 ''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게 해주는 여정이다. 질문을 통해 우리는 자아를 발견하고, 자아를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삶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우리는 가치 있는 졸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