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신임 경영대학장 인터뷰

최병구 경영대학장을 만나보다


▲2024학년도 경영대학장으로 부임한 최병구 교수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최병구 학장: AI빅데이터융합경영학과 최병구이다. 2024학년도부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Q. 2008년도부터 우리 경영대학에서 일해오신 것으로 안다. 약 15년이란 기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어떤 교수가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한 부분이 있나? 

최병구 학장: '어떤 교수가 되어야겠다' 보다는 좋은 연구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앞세웠다. 어쨌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연구다. 교수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나는 연구를 제일 재밌어 하기도 하고 그래서 '연구를 잘하는 교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항상 생각하며, 그걸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어떤 "교수"라기 보다는 "선생님"의 측면에서 좋은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과목에 한해서는 어디 다른 사람이랑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그런 강의를 하고, 가장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자 한다. 


Q. 교수로서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좋은 연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병구 학장: 좋은 연구는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하고, 흥미로워야 한다. 연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그 연구 자체가, 그러니까 그 연구를 읽는 사람도 그게 흥미로워야 한다. 연구는 마치 소설이랑 비슷하다. 일단 재미있어야 누군가가 읽지 않겠는가. 두번째로, 좋은 연구라는 것은 중요해야 한다. 아무리 흥미로워도 그게 중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기업에게, 또는 어떤 사회에게는 중요해야 한다. 

 

Q. 처음 국민대학교에 왔을 때와 비교해보면 우리 경영대학은 어떻게 변했나?

최병구 학장: 정말 많이 변했다. 내가 처음에 왔을 때는 해외 교류 프로그램 자체가 없었는데 그동안의 학장들과 교수들이 노력해서 해외 교류 프로그램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도 굉장히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만 지급되던 장학금이 자기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해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학생들이 잘 지원을 안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예를 들면 '베한경'이라든지 K-Valley, K-New York 등의 프로그램은 장학금의 개념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왜 학생들이 거기에 지원을 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장학금이이 하늘에 막 떠다니고 있다. 학생들은 그게 뭔지 잘 모르다보니 오히려 관심 있는 특정 학생에게만 상당 금액이 수여된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경영대학 자체의 구성 또한 바뀌었다.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학부에 개설한 첫 대학이 됐다. AI나 빅데이터를 우리나라 경영대학 내의 학과나 전공으로 가지고 있는 대학은 지금에야 아마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작은 우리 학교가 처음이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학교 경영대학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는, 그냥 따라가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우리 대학이 사회가 원하는 것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학생들의 변화는 사실 잘 못 느끼겠다. 요즘 사람들은 'MZ다', '개인주의적이다'라고 하지만 워낙 매스컴이나 이런 데서 많이 듣다 보니 그걸 자연스레 감안하고 보는 것일 수도 있고. 다만 예나 지금이나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앞서 말했듯이 우리 학생들이 좀 소극적이란 점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이나 활동들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것 같고 여러모로 아쉽다. 


Q. 학장이란 자리는 어떤 의미인가? 학장이 아니던 시절과 비교하면 어떻게 삶이 달라졌나?

최병구 학장: 지금 경영대학장의 책임이 아주 크다. 우리 경영대학에 격변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어 그렇다. 2025학년도부터 KIBS가 독립학부로 빠져나감과 함께 국민대학교는 전공자율선택제를 통해 '무전공'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먼저 시행한 몇몇 학교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경영대학으로 많은 학생이 모였었다. 실질적으로 해당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통해 대비를 해야하는 단계이다. 또 경영대학장은 봉사의 의미도 중요하다. 교수의 일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교육, 연구, 그리고 행정. 행정이 주로 보직을 맡는 것인데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경영대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마음먹게 된다. 그러나 막상 학장으로 부임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자리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학장이 아니었을 때와 비교하자면 솔직히 삶의 퀄리티가 떨어졌다(웃음). 학장은 진짜 너무 바쁘다. 부임 이전엔 막연하게 '학장님이 고생하신다' 생각은 했지만 내가 실질적으로 해보니 너무 고생을 많이 한다. 여기저기 참석해야 될 일들이나 의사 결정을 해야 되는 게 정말 많다. 더군다나 내가 좀 약간 좀 성격이 좀 쪼잔하다. 그러다 보니까 걱정이 더 많다. 매일매일 학교 고민만 하게 된다. 자려고 누우면 예전에 논문 걱정했는데 지금은 '이걸 어떻게 하지', '누구를 뽑아야 되지' 이런 고민만 한다. 지금 당분간은 삶의 대부분이다.


Q. 경영학을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단순 취업률을 떠나 어떤 가치를 지닌 학문이라고 생각하나?

최병구 학장: 경영학을 전공하는 교수님들 생각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경영학이라는 것은 실생활이다. 경영이라는 아주 개인적인 범위부터 거시적인 범위까지 내 삶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학문이다. 경영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겠나. 먼저 사람을 이해해야 되고, 그리고 나서야 그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내는 모든 기술이나 구조 등을 이해하는 것이다. 흔히 경영학을 취업률과 많이 엮어서 생각하는데, 꼭 취업률이 중요한 건 아니다. 단순히 취업한다가 아니라, 경영학의 비전이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나 사회, 이런 것들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점에 있다.


Q. 임기 동안 어떤 대학을 만들어가고 싶은가?

최병구 학장: 다른 대학의 경영대와는 다른, 특별한, 차별화된 대학이 됐으면 한다. 지금 논의 중인 사안도 우리가 특화해야 되는 것들을 찾는 것이다. 그게 어떤 전공이 될 수도 있고, 교육 과정이 될 수도 있고, 교육 활동이 될 수도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만들어가려고 논의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연구도 교육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 연구대학과 교육대학이 딱 분리가 돼 있다. 근데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대학이 교육과 연구가 같이 진행돼 별로 특색이 없다. 동시에 국민대는 교육을 중요시한다고 해서 연구를 포기할 만한 그런 대학은 또 아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간에 현재로서는 좀 특색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인서울 경영대와 비교했을 때 커리큘럼 등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 그런 대학이랑 경쟁했을 때 어떻게 우리가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한 번 정하면 오랫동안 가야 되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학장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추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 보직교수님들이랑 그 방향에 대해서 많이 논의를 하고 있다. 


Q.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가고 소통할 예정인가?

최병구 학장: 학생들이랑 얘기하는 통로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정기적으로 학생회라든지 아니면 학회들과 만남을 갖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학장과의 소통은 경영대학 학생회가 꾸준히 요구하는 사항이므로 꼭 시간을 내도록 할 것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부학장을 통해서라도 꼭 소통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 밖에 K-Valley 등의 면접에도 들어가 학생들을 선발하고, 학생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같이 얘기해보고자 한다. 


Q. 이밖에 경영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병구 학장우리 경영대학 학생들이 유니크해졌으면 좋겠다그리고 정체성이 있어서 '우리가 누구'라고 했을  자신 있게 말할  있었으면 좋겠다밖에 내보이고 싶은 이미지를 강력하게 구축하는 것이다예전에 내가 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어떤 교수님은 시간에는 항상 자기소개를 시켰다. 그런데 그게 자기가 유니크한 밝혀야 하는 거였다그래서 그게 교수님이 보기에 유니크하지 않으면 수업할 때마다 매번 해야 했다그거 통과할 때까지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유니크하다'라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예를 들면 100kg 넘었던 동기가 있었는데 "저는 0.1톤입니다" 하고 통과됐고, "저는 전국 8도에 여자친구가 있습니다"라고 친구도 있었다아주 대단한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학생이 달랐으면 좋겠다 경영대학 내에서 전공 분야뿐만이 아니라그냥 아주 개인적인 것이라도 '내가 뭔가가 남들과는 다르다싶었으면 한다. 다만 다름은 특권처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주고 챙겨주는 호혜적 관점에서 돋보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