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U, 국내 시장을 뒤흔드는 초저가 마케팅

저저익선인가, 과유불급인가?

 

'TEMU'(이하 테무)는 중국 발 온라인 직구 플랫폼이다. 중국의 소셜커머스핀둬둬(Pinduoduo, 多多)’를 개발한 PDD홀딩스가 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쇼핑 앱으로, 2023 7월 국내에 상륙했다. “초저가”, “전 제품 무료배송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인 중국 발 직구 쇼핑몰 알리 익스프레스의 인기를 순식간에 따라잡고, 325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를 달리고 있다지난 1월에는 1020.5%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테무의 슬로건은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 상상을 뛰어넘는 할인율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BizOn은 테무의 마케팅 전략과 유통구조, 그리고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알아봤다.

 

SNS 침투 마케팅과 발견형 쇼핑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며 테무의 광고를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테무는 출시 초기부터 SNS를 통한 마케팅에 집중했다. 국내 출시 전략으로는 신규 회원에게 최대 38,000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고, 일부 상품은 무려 ‘9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진행 중이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쿠팡'과 비슷한 전략으로, 초기에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브랜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최근 SNS에서는스몰 럭셔리등 경기 불황에도 사치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니즈가 드러나 왔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적은 10-20대 들로 하여금 일종의 보상 심리가 드러난 것이었는데, 테무는 저렴한 가격은 물론 SNS에 홍보하면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마케팅으로 해당 연령층을 저격했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소비에 대한 장벽을 허물어버렸다더불어 테무만의 차별점은발견형(디스커버리) 쇼핑이다. 검색하지 않아도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는 유튜브 숏츠, 릴스, 틱톡 등의 숏폼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과 일맥상통한다.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찾아서 구매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저렴한 가격을 이용해 살 생각이 없었음에도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전략이다. 더불어 앱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미니게임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쇼핑에 사용할 수 있는 리워드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쇼핑 행위 자체를 일종의 놀이로서 유도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초저가를 가능케 하는 테무만의 유통 구조

테무가 이목을 끄는 데에는 가격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비슷한 상품들을 상상도 하지 못할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러한 테무의 가격 책정 방식은 그들만의 유통 구조에 있다. 앞서 언급된 테무의 모기업 PDD홀딩스의 중국 내수용 이커머스 핀둬둬는 최대한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 유통단계를 아예 없앤 C2M(Customer-to-Manufacturer) 모델을 도입했다. 소비자와 제조사를 직접 연결해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완전히 제거해 버린 것이다. 해당 방식은 자체 브랜드가 없는 OEM 업체와 제휴를 맺고 수요가 높은 제품을 직접 공급받는 것으로 최저가를 실현할 수 있다. 테무도 이와 같은 유통 구조를 차용하고 있다. C2M 유통 방식에 더해 공동구매 방식을 이용한다. 현재 테무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투자를 하는 것도, 구매자가 많을수록 저렴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테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는 581만 명에 이르지만, 국내에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다. 서버 본사는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있으며, 회사 및 대표의 국적까지 중국이다. 해당 사실은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과 직구임에도 무료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테무지만, 혜택에 가려진 위험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먼저 품질에 대한 문제이다. 테무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테무 하울컨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낮은 가격과 무료배송의 이점을 말미암아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고 리뷰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상품 설명과는 다른 제품이 오거나, 간신히 구색만 갖춰 실사용이 불가한 제품들이 배송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잇따른 품질 논란에 이용자들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테무는 이용자로부터 △장치 △서비스 사용 정보 △위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에 관련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밝힌 문제점은 대한민국 시민의 개인정보보호가 확인되지 않는 중국에서 수집한다는 점과, 계열사와의 공유에도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테무의 약관을 살펴보면, “배송 주소연락처 정보 등 주문 이행과 관련된 귀하의 개인정보를 Whaleco Inc.의 자회사 및 제휴사와 공유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한다. 이는저가에 유인된 일반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를 위해 필히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약관의 내용이 어려워 면밀하게 살피지 않는다는 점을 테무가 악용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테무 앱 및 웹사이트 내의 쿠키(디지털 발자국)도 임의로 수집한다. 581만 명에 달하는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의 테무로부터 매 순간 추적당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개인 데이터의 보안은 확인되거나 공개되지 않아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테무는 중국의 거대 제조 산업에 기반해 초저가를 실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소비자의 SNS에 침투해 빠르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당연하게도, "똑같은" 제품이라면 저렴하게 사고픈 것이 소비자의 심리이다. 그러나 테무가 정말 "똑같은"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고객이 심판을 이어갈 것이다. 일각에서는 테무, 알리 익스프레스와 같은 중국발 초저가 직구 쇼핑몰들의 급성장이 장기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기도 한다. 품질과 서비스에서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품질 및 서비스 민원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3일(수)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이 직후 테무는 “플랫폼의 성장과 지속적 개선에 필수적인 규제 기관의 감독과 지침을 환영한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 내 법인 등록에도 힘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며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를 주목시키고 있다. 비단 테무 자체의 행보뿐 아니라, '초저가'를 앞세우는 해외 직구 이커머스가 앞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두고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