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돌린 야구팬들, 프로야구에 드리운 위기의 그림자

9 1사 만루 상황에 부닥쳐있는 KBO리그, 반전 꾀해야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라는 타이틀이 붙여질 만큼 국내에서 그 열풍과 인기가 상당한 스포츠 종목이다한때 프로야구는 인기 절정일 당시 84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2018을 기점으로 서서히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2022년 현재는 관중 수가 6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 역시 다수의 경기가 매진에 실패하면서 국민스포츠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프로야구 리그는 향후 흥행에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3 19 KBO 24대 총재로 취임한 허구연 총재 역시 현재 상황을 ‘9회 말 1사 만루상황에 비유하며 발걸음을 돌린 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야구가 이러한 위기를 직면하게 된 배경과 전망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 10년간 18세 이상 성인 프로야구 관심도 (출처한국갤럽)


대다수 전문가 및 야구팬들은 지속적인 관중 수 감소를 오로지 코로나19의 여파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18년도를 기점으로 이미 관중 수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었으며,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현재에 사태로 이르렀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2·30대의 젊은 팬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때 40퍼센트 중반에 이르렀던 2·30대의 프로야구 관심도는 2022년 기준 각각 18%, 28%로 낮아졌다. 젊은 층의 관심도 하락이 곧 프로야구 신규 관객 유입 적신호 및 야구팬의 고령화 가속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더욱이 유튜브, OTT 등의 볼거리에 익숙해진 이른바 MZ세대에게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에 다다르는 야구 경기는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사회적 책임에 민감한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음주운전불법도박 등 프로답지 못한 선수들의 처신 역시 큰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보인다. 더불어 10구단 체제를 갖추면서 발생한 경기력 저하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2006, 2008년 당시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으로 전성기를 맞이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도쿄 올림픽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세였던 팀들과의 경기에서 여러 차례 고전 및 패배하며 출전한 6개의 팀 중 3등에도 들지 못하는 충격적인 성적을 내는 결과에 이르렀다.


KBO리그 역시 현재의 사태를 인지하여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신규 관중의 유입 및 전반적인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MLB 리그와의 교류전, 특별 입장권 할인 정책, 지나치게 긴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스트라이크존 정상화, 자동 고의4, 12초룰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유의미한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변화는 아직 야구장 내에서 일어나고 있으며이러한 변화에 대한 관심 역시 MZ세대보다는 기존의 올드팬들에 머물러있다. 따라서 적신호가 켜진 프로야구 흥행을 청신호로 바꾸기 위해서는 야구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텅텅 빈 고척돔 야구장의 모습 (출처서울신문)


프로야구가 출범 40년을 맞는 동안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헤쳐 나온 힘은 결국 실력이었다. 2000년대 초반 역시 박찬호 MLB 열풍과 2002년 월드컵에 병역 비리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암흑기를 맞이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후 2006 WBC 4,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과 더불어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최희암 전 연세대 농구 감독은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받는 건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명언이 야구에서도 전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야구인 모두가 다시금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