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세분화되어가는 소비자의 기호를 만족시키기 위한 마케팅 트렌드


영국의 총리 마거릿 대처는 1987년 인터뷰에서 “사회란 없다. 그저 한 개인의 남녀와 가족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는 곧 경영 환경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뚜렷해짐에 따라 소비자의 기호는 파편화되어 존재하고, 사람들은 본인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을 찾아 나선다. 온 가족이 모여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개개인의 디바이스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이 주가 되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기업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 하나가 오감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비자의 삶에 스며들고, 가상현실 플랫폼을 활용하여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 무신사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 무신사 공식 홈페이지)

 

다중감각을 활용한 마케팅의 첫 번째 예시로 무신사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들 수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끊임없이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여주는 ‘타임리스’를 테마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깔끔하고 베이식한 브랜드의 이미지와 걸맞는 세 가지의 감각을 활용하여 이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절제된 느낌의 무채색 계열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시각을, 트랜디한 배경음악의 사용으로 청각을, 그리고 앰버와 베티버와 같은 식물 향으로 후각을 자극한다. 특히 “시간의 경계”를 넘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무신사의 이미지와 걸맞게 자연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미디어 아트와 설치미술작품을 활용하여 디스플레이를 완성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여 "자연", "숲",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마케팅을 활용함으로써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 "위대한 개츠비" 공연 (출처: 위대한 개츠비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로 문화예술 업계에서는 이머시브 형태의 전시와 공연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머시브'란 “몰입시킨다”, “담근다”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에서 파생된 단어로, 이머시브 전시와 공연은 관객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예시로 2021년, 더 현대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비욘 더 로드" 전시와 이머시브 연극인 "위대한 개츠비"를 들 수 있다. 단순히 시각만을 요구하였던 기존 전시와는 달리 영화, 설치, 조명, 사운드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느끼는 전시"로 음악 속을 직접 걸어가는 듯한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했다고 한다. 연극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텍스트에만 의존했던 과거와는 달리,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참여형 공연 형태인 '이머시브 씨어터'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관객의 수동성을 제거하고 일상적인 공간으로의 참여를 끌어내는 형식으로, 가상현실 혹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개된다.


이러한 마케팅 방법은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요즘, 기업들은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여 다각화된 감각의 영역 속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 인터넷을 기반으로 분리되기도, 모이기도 하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들은 개인의 고립감은 해소하고 존재감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중감각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크린을 통한 소통과 온라인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심리와 경험에 공감하며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기업들의 행보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