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재인수, 그리고 계속되는 잡음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와 그 이후의 행보


올해 4월 25일, 트위터 이사회가 미국 억만장자이자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제의한 440억 달러(약 57조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수락했다. 일론 머스크는 인수 이전에도 올해 1월부터 트위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여, 4월 초 트위터 지분의 9.2%를 3조 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해 트위터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올해 7월,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위터는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관련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10월 4일, 머스크는 원래 계약대로 트위터 인수를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트위터가 사용자 확보 및 성장에 고전 중인 상황을 감안할 때,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일론 머스크는 과하게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것일까?


▲ 트위터를 재인수한 일론 머스크 (출처: Getty Images)


지난 4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밝혔을 당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가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회적 요소"라는 말을 전하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그러던 머스크는 7월 돌연 계약을 파기한다. 3개월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이다. 머스크 측의 철회 이유로는 트위터가 가짜 계정과 스팸 계정 등 회사의 사업 실적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위터는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머스크가 이 소송에서 패소하게 된다면, 머스크는 막대한 소송 비용과 함께 위약금 10억 달러를 배상하거나 계약대로 트위터를 인수해야 했다. 그리고 10월 초, 머스크는 법적 절차 중단을 조건으로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와 관련하여 입장을 번복한 것은 승소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를 완료하고 난 직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트위터를 인수한 후 머스크가 보인 첫 행보는 다름이 아닌 임원진 해고였다. 트위터 인수 직후 그는 파라그 아그라왈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을 줄줄이 해고한 데 이어, 부사장과 이사급에 대한 감원도 실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팀별 간부들에게 회사의 전체 인력 50%(약 3,700명) 감원 목표를 제시했다. 머스크가 대량 해고 속에서도 특히 트위터의 인권 관련 부서를 통째로 없애고, 인공지능(AI) 윤리 관련 담당자의 상당수를 해고 처리한 것은 향후 트위터의 행보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이번 트위터의 대량 해고는 사전에 직원들에게 합리적 절차나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많은 논란을 사고 있다.


▲ 블루 체크가 되어있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출처: Getty Images)


또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 후 발표한 ‘블루 체크’ 유료 서비스도 화제다. 블루 체크 마크는 트위터 계정이 가짜 계정이 아닌 본인의 실제 계정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파란색 체크 표시로, 2009년부터 유명 계정 사칭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기업, 단체, 유명 인사 등의 트위터 계정이 진짜로 확인되면 이 표시를 부여해 왔다. 하지만, 이달 트위터는 “당신의 계정은 당신이 팔로우하고 있는 유명인, 기업, 정치인처럼 블루 체크 마크를 얻을 수 있다”라며 애플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 블루 체크 마크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유료 서비스를 통해 월 7.99달러만 내면 누구든지 블루 체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 유료 서비스는 본래 블루 체크의 의도와는 달리, 누군가가 서비스를 악용해 유명인 사칭 및 혼란과 허위 정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트위터 인수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X앱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트위터 인수를 완료할 경우 X앱 개발 속도가 3∼5년 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과거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이 필요하고, 트위터가 중국의 위챗이나 틱톡처럼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 얼마 안 돼서 큰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트위터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인수가 경제나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힘과 영향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머스크가 사람들의 우려를 해결하고 트위터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유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