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망 사용료’가 뭐길래?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양측 주장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망 사용료 논쟁이 한국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망 사용료란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이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트래픽도 대폭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국내 트래픽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의 비중이 7.2%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하였으나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했고, 둘은 망 사용료를 놓고 2019년부터 3년 넘게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점점 격화되고 있는 망 사용료 논쟁의 주인공,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양측 주장에 대해 알아보자.


▲ 넷플릭스 국내 망 사용 점유율 (출처: 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자신의 망을 이용하므로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의 사용자 증가로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영상 화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터넷망도 함께 늘려야 한다. 실제로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국내 기업들은 통신사에 별도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내세우며 형평성 차원에서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한, 넷플릭스가 이미 미국, 프랑스에서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건 SK브로드밴드의 일이며 사용자들에게 받는 통신 요금에 관리비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 청구라고 주장한다. SK브로드밴드의 트래픽 증가 논리라면 넷플릭스 사용자 증가로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가 늘어 수입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터넷 망은 특정한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는 사유 자산이 아니라 상호 간의 필요에 의해 서로 연결된 공유 자산이므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트래픽에 따른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출처: 각 사)


국회에서는 국외 CP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된 법안이 7건 계류 중이며, 지난해 6월 열린 1심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는 항소를 제기했고 현재까지 총 항소심 6차 변론을 진행했다. 5차 변론이 진행될 때까지만 해도 망 사용료 논쟁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양사 간의 갈등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국회가 망 사용료 입법을 추진하면서 이제는 둘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트위치는 한국 시청자만을 대상으로 최대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낮췄으며 유튜브 또한 넷플릭스의 편에 섰다. 유튜브는 망 사용료 입법 반대 서명 운동 참여를 촉구하고 인기 유튜버를 앞세워 망 사용료를 비판하는 등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망 사용료 논쟁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 심지어는 소비자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렸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양 사 간 서로 분담을 통해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망 사용료 논쟁이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양 사가 현명하게 이 상황을 해결하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