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왕 동아제약성차별 면접
여성용품을 팔지만, 여성은 차별한다?


지난 5일 유튜브에는 네고왕이라는 주제로 동아제약을 찾아가 여성용품 가격을 협상하는 영상이 게재되었다. 네고왕의 장영란은 이날 동아제약 대표를 만나 생리대를 최대 72%까지 할인하는 데 성공하였다. 네고왕은 그간 비싼 여성용품을 구매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번 영상은 하루 만에 120만 조회 수를 달성하는 등 유튜브를 온종일 뜨겁게 달구었다. 하지만 호응도 잠시, 영상 댓글에는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과정에서의 본인이 성차별 면접을 겪었다는 댓글로 인해 동아제약의 성차별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후 비슷한 제보가 여럿 잇달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분노하며 동아제약에 대한 실망을 금치 못하였는데 과연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 유튜브 네고왕 (출처: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


제보자가 폭로한 동아제약의 민낯

지난 20201116일 동아제약은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진행하였다. 해당 면접은 실무진 1명과 인사팀장 1명이 면접을 진행하였고, 남성 2명과 제보자인 여성 1명으로 그룹 면접이 시행되었다. 면접 과정에서 인사팀장은 남성 면접자들에게 어느 부대에서 근무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을 배웠는지를 물어보았고 이어서 제보자 여성에겐 등을 뒤로 젖히고 팔짱을 낀 다소 거만한 자세로 “OOO 씨는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라고 질문한 것이다. 이에 면접자는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고 있으나, 그와는 별개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의 정의에 벗어난다."라고 답변하였고, 답변을 마치자 인사 팀장을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노트북에 무언가를 적었다고 한다. 이러한 성차별 면접에 대해 제보자는 해당 영상 댓글을 통해 폭로하였고, 기업 리뷰 사이트인 잡플래닛에 여러 유사한 경험담들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파만파 퍼지게 되어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동아제약의 사과문과 연이는 비난
동아제약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다음 날인 6일 동아제약에선 해당 영상 댓글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불쾌한 질문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해당 면접관을 징계처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유튜브에 사과문을 올린 것에 또한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사과문을 본 제보자는 포스코의 위기 대응 전략을 운운하며 소셜미디어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히 모르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날카로이 지적했다. 또한, 성차별 면접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불쾌한 질문을 드려 죄송하다.'라며 마무리하려는 태도에 더 큰 분노를 샀다. 더불어 해당 문제를 일으킨 직원이 단순히 면접관이 아닌 당사 면접 매뉴얼을 직접 만드는 인사팀장이며 이는 동아제약 조직 전체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과문에 대한 문제점을 나열했다. 끝으로 제보자는 구색 맞추기 식의 사과가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다시 게재할 것을 요구하며 글을 마쳤다.


동아제약은 네고왕을 통해 불매운동의 조짐이 거세지자, 사과문과 함께 해당 면접관을 3개월 정직 처분 내리는 결정을 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다수 변호사의 의견에 따르면 동아제약이 제대로 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단정 짓기 어려우며, 설령 처벌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모호한 법으로 인해 솜방망이 처벌에서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남녀를 비롯한 모두가 채용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아직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