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없는 생수 노라벨 생수’ 유행

라벨 없애고 환경 지키는 친환경 파도타기

 

지구온난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사용량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생수 업계 간 황금 같은 유행이 일고 있다. 바로 라벨 없는 생수 즉, ‘노라벨 생수이다. 3대 생수 기업이 노라벨 생수를 선언하고 생산에 들어간 이후 생수 업계에선 줄줄이 노라벨 생수를 선언했다. 여기에 더해 환경을 생각하는 요즘 세대의 친환경 소비 경향은 노라벨 생수의 대중화에 큰 한몫을 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노라벨 생수의 대중화가 불러올 기대효과와 친환경 경영의 유행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노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에코 (출처: 롯데칠성음료)


노라벨 생수는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아사히음료는 맛있는 물 천연수, 라벨 없는 병이라는 타이틀로 2018 5월 업계 최초로 노라벨 생수를 내놨다. 라벨을 제거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도 함께 열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제품으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 일본 식품 관련 법상 시중에 라벨 없는 음료는 판매하지 못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수원지 등 필수 표기 사항만을 포장재에 작게 표시해 아마존 쇼핑몰에서 박스 단위로만 팔 수 있게 됐다. 이후 국내에서도 노라벨 생수의 입지가 다져지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이 2020 1월 국내 생수 업계 최초로 아이시스 8.0 에코라는 이름으로 노라벨 생수를 출시했다. 1.5L로 출시되었으며, 투명 용기에 라벨 대신 음각으로 아이시스 로고가 새겨져 있다. 아이시스의 브랜드 상징인 핑크색을 병뚜껑에만 적용하고, 쉬운 재활용을 위해 잘 뜯어지는 라벨 스마트 라벨을 개발하여 병뚜껑 부분에만 삽입했다. 이 부분에 사용된 라벨엔 기존 라벨에 명시돼 있던 상품명, 의무표시사항 등이 표기되어 있다. 출시 이후 롯데칠성은 2월 먹는 물 제조업체들과 함께 환경부와 상표띠 없는 투명페트병 사용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엔 병뚜껑 라벨도 완전히 없앤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은 노라벨 생수를 통해 그간 해 약 540만 장, 무게로는 약 4.3t의 포장재 발생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성과, (롯데마트 무라벨 PB생수 현황 (출처: 롯데칠성음료, 롯데마트


이후 농심, 순창샘물 등 탑 급 생수 업계는 노라벨 생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는 증가했다. 그중에 생수 페트병은 음용 후 라벨을 따로 떼어내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며,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라벨이 부착된 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린 경우도 종종 있었을 것이다. 이런 라벨로 인한 재활용률의 타격을 무라벨 생수가 해결할 수 있었고,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재활용률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무라벨 페트병 판매가 확대와 페트병 경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 보호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회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경영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환경 경영활동인 ESG 경영은 대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분위기와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업계의 노력으로 이뤄낸 긍정적 효과이다. 추가로 흥미로운 점은 ESG 경영이 유행함에 따라 노라벨 생수가 증가한다면 브랜드를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유통업계 PB 생수(Private Brand)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생수의 경우 브랜드 외엔 큰 차별화 포인트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생수를 고를 때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하는 만큼 노라벨 생수가 확산할수록 브랜드보단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 생수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라벨을 떼고 친환경을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과정은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읽고 그에 발맞춘 경영을 보여준 생수 업계들은 유행을 따랐다 해도 좋은 결과를 낳은 사례이다. 친환경 소비, 친환경 경영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더 커질 것이며, 생수 외의 다른 제품 업계에도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혁신이 유행하길 바란다.